3살 비만, 여든까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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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어린이 비만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 달 28일 대한비만학회가 서울시 학생 표본 체격검사 자료를 바탕으로 1984년부터 2002년까지 비만도를 추적 관찰한 결과, 남자 비만률은 1984년 9.0%에서 2002년 17.9%로 늘어났고 여자 비만률 또한 같은 기간에 7.0%에서 10.9%로 늘어났다.

어린이 비만이 수직 상승하고 있는 현실과 어린이 만이 성인 비만으로 이어질 확률이 80% 정도 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비만 대란'이 먼 얘기는 아닐 듯 싶다.

을지대학병원 소아과 강주형 교수의 도움말로 어린이 비만의 문제점과 해결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일정하지 못한 식생활이 비만의 원인

과거에는 유전적 요인에 의한 비만이 상당부분 차지했지만 최근에는 환경적 요인에 의한 비만이 늘어나고 있다.

어린이 비만은 밖에서 뛰어 노는 시간보다 실내에서 컴퓨터 게임이나 TV를 시청하는 시간이 많아져 운동량은 줄어든 반면 햄, 피자, 치킨 등 열량이 높은 음식의 섭취가 늘어난 생활환경의 변화에서 주된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즉 소비에너지보다 섭취 에너지가 많아졌기 때문에 남는 칼로리가 지방조직에 축적되어 비만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특히 요즘은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패스트푸드로 저녁식사를 대신하거나, 일정하지 못한 식사시간을 갖는 가족이 많아지면서 비만이 늘고 있다.

심한 경우 세포수 정상인의 3배

가장 먼저 피부로 느껴지는 문제는 성인병의 조기 발병이다.

대한소아과학회 보건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비만이 심한 아이의 80% 정도가 나이에 상관없이 고지혈증(61%), 지방간(38%), 고혈압(7%), 당뇨병(0.3%) 등의 합병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금까지 성인 비만의 합병증으로 알려졌던 것들로 주로 콜레스테롤이나 지방질이 혈관에 많이 끼어 생기는 질병들이다.

심한 비만의 경우 심장에도 부담을 주고 호흡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하며, 신체발육에도 영향을 미친다. 뿐만 아니라 비만한 아이는 정신적인 장애도 함께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비만으로 인해 사람들 앞에 나서기를 꺼리다 보니 적극성이 부족하게 되고 내성적 성격을 가진 경우가 많으며 신체적 열등감과 스트레스로 인해 정서적으로 불안정하게 되고 성적이 부진해지기도 한다.

무엇보다 큰 문제점은 성인기에 비만이 시작된 사람보다도 어린이기에 비만이 시작된 사람은 비만의 정도가 심하고 성인이 된 후 다이어트 하기가 더 어렵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단순히 세포의 크기가 커지는 성인 비만과는 달리 어린이 비만은 지방 세포의 수와 크기가 모두 증가하여 심할 경우 지방 세포수가 정상인에 비해 무려 세 배까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을지대학병원 소아과 강주형 교수는 "일단 한번 생겨난 지방세포는 없어지지 않을 뿐 아니라 세포의 크기가 줄어드는 데도 한계가 있다"며 "어느 정도 이상의 다이어트가 불가능할 수 있으며 살을 빼더라도 금방 요요현상이 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성장기의 비만은 예방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식사요법, 운동요법, 행동요법 등 다각적인 치료가 효과적

어린이 비만은 조기 발견, 조기 치료, 그리고 예방 대책의 수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이들의 경우 골격이 크고 근육조직이 풍부해서 체중이 많이 나갈 수도 있고, 또 키가 크면서 자연스럽게 날씬해지는 경우도 있으며 반대로 비만이 더욱 심해지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단순히 체중만으로 판단해서는 안되며 체중과 신장을 정확히 측정하여 진단을 해야한다.

성인 비만의 경우 표준체중에 가깝게 체중을 줄이는 것이 치료의 목적이 되지만 어린이는 성장 과정에 있으므로 현 상태의 체중을 유지시키고 더 이상 증가하지 않도록 하면 키가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비만도가 낮아지게 된다.

따라서 식사요법과 함께 운동요법, 행동요법을 함께 하는 다각적이고 장기적인 치료가 가장 효과적인 체중조절방법이다.

식이요법-골고루,천천히 씹어 먹어라

무절제한 인스턴트 식품과 기름진 음식, 잦은 외식을 피해야 하지만 무조건적인 초저열량 식사는 성장을 둔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예를 들면 튀긴 음식보다 부치거나 구운 음식을 먹는 등의 방법으로 최대한 저지방 식품을 이용하되 3대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고 비타민 D를 비롯한 여러 미네랄과 필수 영양소는 결핍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음식은 작은 그릇에 담아먹고 남은 것은 아까워말고 버려야 한다. 또 세끼를 반드시 제대로 챙겨먹는 것이 좋은데, 밥을 굶으면 다음 식사 때 더 많이 먹게 되고 중간에 군것질을 하므로 체중감량에 방해가 된다.

식사 전에 물이나 국물을 마셔 어느 정도 배를 채우는 것이 좋고 밥을 한 술씩 뜰 때마다 수저를 내려놓고 천천히 씹어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

왜냐하면 우리 몸은 식사를 하고 20분쯤 지나야 배가 찼다는 것을 감지하고 포만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운동요법-운동도 벼락치기보다 꾸준히 해라

운동은 얼마나 격렬하게 하느냐보다는 얼마나 꾸준히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어린이에게 좋은 운동은 줄넘기, 자전거 타기, 수영, 달리기 등을 꼽을 수 있다.

줄넘기 운동은 실내, 외의 좁은 공간에서도 할 수 있다는 장점 외에도, 줄 이외의 준비용구가 필요치 않아 손쉽게 할 수 있는 전신운동이다.

이 운동은 심폐 지구력 향상에 효과가 있으며, 그 외에 민첩성, 순발력, 그리고 유연성을 향상시키는 데도 효과가 있다.

자전거 타기는 쉽게 지루함을 느끼는 아이들이 즐겁게 할 수 있는 운동이다. 심폐 지구력은 물론 다리의 근력 및 근지구력도 향상시킬 수 있으므로 아동의 성장발달을 돕는 운동으로 바람직하다.

달리기는 심장과 폐에 적절한 자극을 주어 아동의 심폐 지구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전신운동으로 특별한 기술이나 고도의 스피드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밖 온도가 34도가 넘으면 실외 운동은 피해야 한다. 기온이 섭씨 24~29도에서는 체온이 자동조절 되지만 29도 이상에서는 땀에 의해 조절되며 34도가 넘어가면 오히려 외부로부터 열을 받아 체온이 급격히 상승하기 때문이다.

또 수영도 온몸을 사용하는 전신운동으로 아동의 신체를 고루 발달시킬 수 있는 좋은 운동이다.

행동요법-가족 모두가 생활습관을 바꿔라

어린이 비만치료에 있어서 명심해야 할 것은 살찐 아이에게 인내를 강요할 것이 아니라 가족전원이 아이에게 맞추어 생활해야 한다는 점이다.

어린이 비만은 부모가 고기를 좋아한다든가 과식을 하는 등 가족의 식생활 패턴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가족 구성원들이 함께 생활 습관을 바꾸지 않으면 쉽게 치료되지 않는다.

음식은 반드시 일정한 시간에 식탁 등 정해진 장소에서만 먹고 TV를 시청하거나 책을 보면서 먹지 못하도록 하며, 아이에게 금지시킨 음식을 가족들이 먹는 모습도 보이지 않도록 한다.

하루동안 먹은 음식의 종류와 양, 장소, 시간, 감정상태, 자세 등을 기록하는 식사 일기와 하루종일 한 운동량을 기록한 운동일기를 쓰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 가능하면 가까운 거리는 걸어다니고 버스를 탈 경우 한 정거장 전에서 내려 걸어가기,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이용하는 등 평소 생활에서 몸을 부지런히 움직이도록 습관을 들이는 것도 비만치료에 좋은 방법이다.

대덕넷/노컷뉴스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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